국세청,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 조직

국세청,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 조직

 

CEO: 요즘 가장 많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국세청 세무 조사입니다. 우리 회사가 세무조사를 통보받은 것은 아닙니다. 절친한 대표 한 명이 세무 조사를 받았는데 상상을 넘어서더군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P: 그 회사는 어떤 상황이길래 그렇게 강도 높은 세무 조사를 받았습니까?

 

CEO: 그 회사는 S전자에 TV 관련 부품을 납품하고 있었어요. 매년 꾸준하게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지요. 대표가 특히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관심이 많은 친구예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기숙사 건립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직원들 기숙사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구입했어요. 공중파 방송에 나왔을 정도로 화제였지요.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아파트를 대표 개인 명의로 구입했다는 거예요. 그것이 문제가 되어서 국세청으로부터 무려 3개월 동안 세무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FP: 그런 경우는 별로 없는데, 그 대표님 정말 힘드셨겠네요.

 

CEO: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는데, 세무 조사받아보지 않은 대표는 진정한 대표가 아니라고 고개를 설레설레 젓더군요. 그럼 대표님께서 가장 궁금하신 부분이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한 것입니까?


 

FP: 오늘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국세청 세무조사를 요약해서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바로 '시스템'입니다. 과거 10년 전만 해도 세무 조사 나왔다고 하면, 갑자기 세무 공무원들이 사무실로 들이닥쳐서 PC도 가져가고, 서랍도 통째로 가져가고 그랬습니다. 공중파 뉴스를 보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CEO: 맞아요. 완장 같은 것도 차고 그랬던 것으로 얼핏 기억나요.

 

FP: 요즘은 이런 모습 보기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관할 세무 조사관들이 어떤 회사에 조사를 나가기 전에, 미리 회사의 세금 신고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한 후에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현장 조사에서는 세금 징수를 위한 증빙 자료를 수집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합니다. 이제 국세청의 세금 징수 시스템은 모두 통합 전산화되어 있습니다.

 

CEO: 그렇군요.

 

FP: 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조찬 세미나를 하러 부산을 내려가는데, 세미나가 아침이다 보니 전날 내려가서 숙박을 합니다. 아직 호텔에서 묵을 형편은 안 되어 모텔을 주로 이용하는데요. 모텔에 가서 법인카드를 내밀면 카운터에서 약간 이상하게 봅니다. 왜 그런 줄 아십니까?

 

CEO: 모르겠는데요. 왜 그럴까요?

 

FP: 일반적으로 모텔의 용도는 정상적인 관계보다는 불륜 관계, 이런게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대부분 현금 결제를 많이 하는 곳이지요. 현금 결제를 많이 한다는 것은 업체의 경우 그만큼 매출 누락의 유혹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국세청도 대표적으로 매출 누락을 많이 하는 곳으로 숙박업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과거 국세청에서 시행한, 숙박업에 대한 세무조사 방법입니다. 세무 조사관들은 숙박업소의 매출 누락을 확인하기 위해 회계 장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2년 치 세탁물에 대한 영수증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세탁한 물량을 통해 몇 명이 자고 갔는지 파악해서, 하루 숙박비를 곱해서 매출을 역산했습니다. 그래서 신고한 금액과 괴리가 크면 매출 누락으로 세금을 추징했다는 것입니다.

 

CEO: 그렇게 매출 누락을 조사합니까? 세무 공무원들, 치밀했군요.

 

FP: 대형 음식점의 경우는 어떻게 했을까요? 예전에 울산에서 대구탕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이 말하길, 세무조사관들이 매출 추정을 할 때 대구탕 한 그릇을 끊이는 가스 사용량으로 역산하더랍니다. 그렇게 1년 동안 가스 사용량을 계산한 뒤 그릇당 단가를 곱해 매출을 추정한 겁니다.

 

CEO: 가스 사용량으로 역산을 했다고요? 국세 공무원들, 머리 좋군요.

 

FP: 정말 유능한 공무원들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세공무원들에게 매출 누락이나 소득 누락을 찾아내는 업무가 매번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골치가 아팠던 거죠. 한쪽에서는 계속 숨기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끝내 찾아내려는 숨바꼭질이 계속돼왔던 겁니다. 그런데 국세청에서 '발상의 전환'을 합니다. 그렇게 매출 누락하고, 소득 누락했던 것이 어떻게 되었나 봤더니, 무엇인가를 사더라는 겁니다. 부동산을 사든 금융 자산을 사든 유형의 자산을 취득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국세청에서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국가통합전산망을 구축했는데,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입니다. 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은 약자로 PCI 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재산(Property)과 소비(Consumption)와 소득(Income)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 재산과 소비의 합산이 소득과 괴리가 클 경우 탈루한 소득으로 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장 과거 5년 내의 재산, 소비, 소득의 상관관계를 추적 조사합니다.

CEO: 소득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 현금으로 쓰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아내가 얼마 전 여고 동창회 모임에 다녀왔는데, 어떤 동창 하나가 그러더랍니다. 자신이 갤러리아 백화점 VVIP라는데, 최근에 5만 원권이 나와서 너무 좋다고요. 과거에는 고가 보석을 구입할 때면 소득 노출 때문에 1만원권으로 현금 결제 하느라 고생했는데, 5만 원권 나온 다음에 부피가 줄어서 너무 편하다고 말입니다. 남편은 뼈 빠지게 일하는데, 세월 좋은 여자가 많더군요.

 

FP: 그러셨군요. 그 사모님의 경우, 남편의 비명목 소득이 많다 보니 소득 노출을 극히 꺼리시는 경우죠. 그래서 대표님, 이제는 부동산, 주식, 예금 등 어떤 자산을 구입하든 국세청이 100%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자산을 구입하기 위한 '자금 출처'가 대단히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합법적인 명목 소득의 마련이 우선입니다.


 

CEO: 그럼 실제 세무 조사는 어떤 것이 있나요?

 

FP: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정기, 수시, 긴급 조사가 있습니다.

 

첫째, 정기 조사는 보통 4과세 기간, 4년에 한 번씩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신설 법인은 4년간 세무 조사가 유예됩니다. 8~9년이 되어야 정기 세무 조사 대상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조사를 나와서는 보통 2년 전 장부를 조사합니다. 물론 장부를 조사하는데, 계속해서 문제점이 노출되면 그 전년도 장부도 조사합니다.

 

세무조사 나오기 보통 10일 전에 통보를 하고, 요즘은 2~3주전에 통보를 합니다. '누구 누구 나간다. 며칠부터 며칠까지 나간다. 이것은 정기 세무 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상담해보니까 20년간 세무 조사를 한 번도 안 받은 법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두 가지 케이스 중 하나입니다. 하나는 매출이 미미해서입니다. 매출 50억 미만은 신고 성실도 평가는 하지만 무작위 표본 추출 대상이 됩니다. 그냥 뺑뺑이 돌려서 뽑습니다. 그래서 확률이 아주 낮습니다.

 

다른 하나는 정기 세무조사는 351가지 항목을 근거로 신고 성실도 평가를 하는데, 신고 성실도가 높으면 세무 조사를 안 받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둘째, 수시 조사입니다. 이 조사는 작년과 올해 정기 조사를 받고 또 받을 수 있는 조사입니다. 주된 원인은 탈세 제보에 의해 이루어지며, 경쟁사와 내부 직원에 의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에 부산에서 명태를 유통해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장님과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사업에서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러시아에서 환율 좋고 명태육질 좋을 때 다량의 명태를 확보해야 된다고 합니다. 구입할 수 있을 때 왕창 구입해서 냉동 창고에 보관해놓았다가 가격이 높아지면 유통해서 돈을 버는 거지요. 명태를 대량으로 구입할 때 법인에 자금이 풍족해야 하는데, 법인에 돈이 부족할 때는 사장님 개인 돈을 보탰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표님의 개인 돈을 법인에 넣으신다면, 회계 장부에 어떻게 처리해놓으셔야 할까요?

 

CEO: 가수금으로 잡아놔야 하지 않나요?

 

FP: 정확하십니다. 회계 장부에 가수금으로 계정 처리를 해놓으셔야죠. 그래야 나중에 정상적으로 회수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장님은 돈이 워낙 빈번하게 왔다 갔다 하니까 장부에 가수 처리를 해놓지 못한 겁니다. 제가 가수금이 대략 얼마인지 물어보니 무려 50. 그런데 장부에는 10. 나머지 40억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찾아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겁니다. 당연히 사장님은 본전 생각이 나니까, 이중 장부를 관리하면서 법인 돈을 알게 모르게 갖다 쓰게 된 겁니다.

 

CEO: 어쩔 수 없었겠군요. 하지만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FP: 회계 처리상 당연히 안되는 거죠. 하지만 원래 사장님 본인 돈이니까요. 아무튼 별문제 없이 지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냐면, 바로 내부 직원에게서였습니다. 사장님이 20년 전에 사업을 막 시작할 때 경리 여직원을 한 명 고용했습니다. 여상 나온 아주 똘망똘망한 직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인이 20년이 되니, 이 여직원이 어느새 중고등학생 학부모가 되어 있더랍니다. 중고등학생 학부모가 되면 가계 지출에서 어떤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갈까요?

 

CEO: 당연히 교육비 아닐까요?

 

FP: 맞습니다. 그 경리 직원이 아이들 과외비와 같은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니까, 법인 돈을 자기 돈처럼 몰래 갖다 쓰더랍니다. 그래서 사장님이 몇 번 경고를 했는데, 공금 횡령하는 습관이 고쳐지지 않았던 겁니다. 이런 경우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CEO: 당연히 해고해야지요.

 

FP: . 함께 일하는 것이 불가능할 겁니다. 그래서 여직원을 해고했는데, 다음 날 바로 국세청에서 세무조사가 나왔답니다. 여직원이 복사한 장부를 들고 세무서에 직접 신고한 거지요. 근거 있는 자료를 가지고 탈세 제보를 하면, 100% 세무조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추징액에 따라서 포상금도 주고, 세무 조사 결과도 제보자에게 통보하게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대표님, 2025년 기준 탈세 포상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CEO: 잘 모르겠는데요.


 

FP: 2025년에 최고 40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국가에서 주는 포상금 중에서 가장 높은 것이 탈세 포상금입니다.

 

CEO: 그렇게나 높나요?

 

FP: 그 사장님은 세무 조사를 받고 추징 세액만 무려 10억을 맞았습니다. 다행히 개인 자산이 있어서 추징 세액을 내기는 냈습니다. 하지만 10억이라는 세금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재무 담당은 정말 믿을 수 있는 분으로 선임하시라는 겁니다. 기업 규모가 커서 외부 감사를 받으신다면, 외부에서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가장 좋은 적임자는 가족인 것 같습니다. 가족이 여의치 않으시다면 세상에서 가장 믿을 만한 사람으로 선임하시길 바랍니다.

 

CEO: 그렇군요. 경리나 재무 담당은 양날의 칼이군요.

 


FP: 마지막으로 긴급 조사가 있습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긴급 조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실제 사례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2년간 OO지역에 20억 이상 아파트 당첨자 중에 40세 미만, 그리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하는 겁니다. 모든 자료가 전산화되어 있기 때문에, 엑셀 시트를 돌리면 모든 리스트가 뜹니다. 그중에서 취득한 아파트와 신고소득을 비교해서 세무 조사를 하는 겁니다. 세무 조사니까 직접 현장으로 나가서 할까요?

 

CEO: 아닙니까?

 

FP: 등기 우편으로 날아갑니다. 등기를 개봉하는 순간, 15일 이내에 아파트 취득한 것에 대해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합니다. 등기 뒷면에 몇 월 며칠 판교 지역에서 구입한 아파트에 대한 소명 안내문이 있습니다. 구입한 아파트가 10억이면, 이 구입 자금에 대한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합니다. 소명하지 못하면 무슨 세금을 추징할까요?

 

CEO: …….

 

FP: 증여세를 추징합니다. 누군가에게 무상으로 돈을 받았다고 추정하는 겁니다. 돈을 받은 사람(수증자)에게 세금을 추징합니다. 보통 10억짜리 아파트면 8억까지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합니다. 증여의 경우, 80%까지 소명하면 국세청에서 인정해줍니다. 하지만 국세청으로부터 자금 출처 소명 안내문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세금을 내게 됩니다. 왜냐하면 국세청이 소명 못 할 만한 이들에게 안내문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CEO: 아무래도 그렇겠죠.


 

FP: 여기에서 대표님께서 유념하셔야 할 점은 개인 세무 조사가 법인 세무 조사로 확대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5년 전 한 대표님을 상담한 적이 있는데, 사모님이 시흥에 있는 나대지 10억짜리를 구입했다가 자금 출처 소명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모님이 10억에 대한 자금 출처를 깔끔하게 소명했습니다. 배우자 증여 6, 대출 4.

 

그런데 문제는 개인 세무 조사에서 세금 누락이 밝혀지지 않으니까 남편 되는 대표님 회사로 세무 조사가 확장되었습니다. 결국 그 대표님은 2억 원이 추징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법인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을 유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CEO: 맞는 말씀입니다. 요즘 부동산을 사든 골프회원권을 사든, 자금출처 때문에 머리들이 많이 아픈 것 같아요.

FP: . 그만큼 이제 어떤 자산을 구입하든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자금출처 확보가 어떤 시대보다 중요해진 것입니다. 세무 조사에 여러 유형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유형의 조사라 해도 실제 조사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아무리 회사를 깨끗하게 운영하셨어도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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