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무효화, 가능할까?

증여무효화, 가능할까?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침대에서)

증여무효화, 가능할까?

 

아들 삼 형제 그리고 불합리한 증여각서

 

아들 삼형제가 있었습니다. 부친은 오랜 시간 경기도 파주 토박이로 살면서, 막내아들 J와 함께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부친은 평소에 첫째와 둘째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했습니다. 특히 첫째와 둘째는 공부를 잘해서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고, 학비와 주거비 전부를 지원했습니다. 결혼 후, 아파트도 한 채씩 마련을 해주었습니다.

 

반면에 막내 아들 J에게는 특별히 해준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친은 10년 전 토지()를 막내 아들 J 명의로 해줬습니다. 첫째와 둘째 아들은 토지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논의 가치가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아들 삼 형제에게 현신적이었던 부친은 뇌졸중으로 작고(作故)하셨습니다. 삼형제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얼마 뒤에 발생했습니다. 부친의 작고 후, 막내아들 J 명의의 논 주위가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것입니다. 예상되는 토지보상금은 무려 100억원.

 

어느 날 막내아들 J 집으로 첫째와 둘째 아들이 예고 없이 들이닥쳤습니다. 그리고 대뜸 각서 한 장을 내밀며, 서명을 강요했습니다. 막내 아들 J는 평생 농사만 지어왔기에 법률적 용어가 가득한 각서를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각서의 핵심은 토지보상금이 나올 경우, 첫째 50%, 둘째 35, 셋째, 15%로 분할할 것. 제세공과금은 모두 셋째가 부담할 것을 명시한 계약서였습니다. 막내 아들 J는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형들의 성화에 밀려 각서에 서명을 하고 말았습니다. 막내 J의 아들 K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아들 K는 제게 이런 하소연을 했습니다.

 

농사가 끝나면, 첫째와 둘째 아버지께 꼬박꼬박 쌀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감자, 고구마를 비롯한 것들도 챙겨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큰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자신들의 이익만 철저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저희 아버님은 큰아버지와 둘째 아버지를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좋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좋은 대기업에서 일한다고 말입니다. 가방끈 짧은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분들이라고요.

 

아들 K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증여각서의 무효화, 가능할까?

 

토지보상금은 원칙적으로 토지명의자인 막내아들 J의 소유입니다. 그는 보상금을 받은 후, 그 보상금에 대해 첫째와 둘째 형에게 증여를 한다는 이행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이 이행각서는 법적인 효력이 분명 있습니다. 막내 아버지는 자필서명을 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증여계약을 이행해야 합니다. 불합리적인 증여 이행각서를 되돌릴 수는 없을까요?

 

명절이 다가와, 삼형제가 모두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형제들끼리 술잔이 오고 갔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났고, 술자리의 화두는 자연스럽게 토지보상금이 되었습니다. 막내 아들 J와 아들 K는 자신들의 억울한 심정을 형들에게 토로했습니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완고했고, 막내의 의견을 귀담아 들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언성은 높아졌고, 결국 형제들간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분을 참지 못한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막내 아버지를 밀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이 몸싸움 과정에서 막내 아버지는 격한 몸싸움으로 중심을 읽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기에 이릅니다. 난장판이 된 겁니다. 결국 막내 아버지 J는 전치 2주의 뇌진탕 진단을 받았습니다.

 

※ 조우성변호사, 팟캐스트 <인생내공> 中 ‘오묘한 증여의 세계’ 참조

 

토지보상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보상금에 대한 증여 이행각서는 무효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민법은 수증자가 증여자에게 폭력 및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는 증여계약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증여계약이 취소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부모를 부양하는 조건으로 증여를 받은 다음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부모가 증여계약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556조 (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1.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증여자는 그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1)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가 있는 때

2) 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가 있는 경우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2. 전항의 해제권은 해제원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소멸한다.

 

 

 증여 취소 후, 세금 문제는 어떻게 될까?

 

만약 증여를 실제 실행한 다음, 증여자와 수증자가 마음이 변하여 증여를 취소하는 경우에 세금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증여 후 3개월 이내

증여세는 증여가 이루어진 달 말일로부터 3개월 내에 증여세 신고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납부기한 내인 증여를 받은 후 3개월 내 돌려줄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2. 증여 후, 3~6개월 이내

증여가 실행된 이후 3~6개월 이내의 경우는 증여를 받은 수증자는 증여세 납부의무가 없습니다. 대신 증여재산을 돌려받은 증여자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3. 증여 후, 6개월 이후

증여가 실행된 이후 6개월 이후부터는 무조건 증여세가 과세됩니다. 증여를 한 경우도, 그 증여를 취소하고 반환 또는 재증여 하는 경우도 증여세가 과세됩니다.

 

※ 문선영, “증여를 취소, 반환하는 경우,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나요?, [국세청 블로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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