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제도,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다

상속제도,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다

알브레히트 뒤러 (인스부르크성의 안뜰)

 

상속제도,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다

 

유럽 연합군은 성지탈환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슬람을 향해 진격합니다. 십자군 전쟁의 서막이 시작됩니다. 이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무려 200년 동안 지속됩니다. 일견 십자군 원정은 유일신을 믿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간의 종교전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전쟁의 본질은 인간의 탐욕입니다. 기사들은 영토를 소유하고 싶었고, 상인들은 시장을 확장하려 했고, 농노들은 영주의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각기 다른 욕망들과 신앙적 맹신이 뒤범벅이 되어 참혹한 전쟁으로 분출된 것입니다.

 

십자군 전쟁의 최선두에 앞장선 사람들은 귀족출신의 기사단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사들 중에 장남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대부분 가족 중 차남과 삼남의 남성들이 주류를 구성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는 장자상속제도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유럽은 동양과 마찬가지지로 상속이 발생할 경우, 모든 재산의 권리가 장자에게 집중되는 상속제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차남을 비롯한 다른 형제의 불만이 토지 소유에 대한 욕망과 만나면서 십자군전쟁의 도화선이 된 것입니다. 결국 불합리한 상속제도가 참혹한 전쟁을 일으켰으며, 수백만의 생명을 앗아간 주범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는 상속제도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 상속세법에는 유류분(遺留分)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가족도 재산의 형성에 일정부분 기여하였기에 법에서는 법정상속인에게 최소한의 지분을 인정해 줍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장남에게 유언으로 재산의 전부를 상속해 주었을 경우, 다른 상속인들은 유류분 제도를 이용하여 법정상속 지분의 2분의 1에서 3분의 1까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유류분의 권리는 법정 상속인 직계비속(2분의 1), 직계존속(3분의 1), 형제자매(3분의 1)입니다.

 

법정 상속인 : 민법상 4촌 이내의 방계 혈족이 법정 상속인이 될 수 있으며 그 순서는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직계비속(자녀) 직계존속(부모 )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됩니다.

 

잘못된 상속제도는 참혹한 전쟁과 인명의 희생을 가져옵니다. 반대로 합리적 상속제도는 평화로운 인간세상을 보장합니다. 유류분 제도는 인간의 탐욕을 최대한 자제하게 만드는 안전장치일지 모릅니다. 평생을 일궈온 가업(家業)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업에 대한 승계를 합리적으로 실행하지 않는다면, 가족의 평화는 중단됩니다. 그리고 불행의 씨앗이 가족간 십자군 전쟁의 서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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